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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장 절반 이상 제거' 60대男, 뇌사자 소장이식 성공

작성일 2021.09.17

[서울=뉴시스] 백영미 기자 = 국내 의료진이 장의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은 장간동맥혈전증으로 소장의 절반 이상을 제거한 60대 남성에게 뇌사자의 소장을 이식하는 데 성공했다. 소장은 다른 장기에 비해 면역 거부 반응이 강하고 이식된 소장의 감염 위험성도 높아 소장이식은 초고난도 장기이식으로 꼽힌다.

가톨릭대학교 은평성모병원은 본원 내 ‘김수환 추기경 기념’ 장기이식병원 소장이식팀(혈관이식외과 황정기·김미형 교수, 위장관외과 김동진 교수·소화기내과 김진수 교수·진단검사의학과 임지향 교수·감염내과 최정현 교수·마취통증의학과 정미영 교수·병리과 정은선 교수·약제부 천정은 약사·간호부 이지영 소장이식전담간호사·영양팀 심성이 영양사)이 최근 단장증후군으로 투병 중이던 60대 남성 환자에게 뇌사자의 소장을 이식하는 데 성공했다고 16일 밝혔다.

이식을 받은 환자는 지방의 한 대학병원에서 장간동맥혈전증으로 소장절제술을 받은 후 단장증후군으로 투병 중이던 지난 2월 말 소장이식을 위해 은평성모병원을 찾았다. 단장증후군이란 여러 질환을 이유로 소장의 절반 이상을 제거한 경우를 말한다. 환자는 수술 후 73일 만에 건강한 모습으로 퇴원했다.

 

   의료진은 환자의 상태를 고려해 바로 입원 치료를 결정했다. 또 입원 직후부터 수액을 통해 수분과 단백질 등 필수적인 영양분을 고농도로 정맥 투여하는 경정맥영양요법을 시행했다. 전문의, 간호사, 약사, 영양사로 구성된 영양집중진료팀도 꾸리고 장기이식코디네이터팀이 환자를 뇌사자 소장이식 대기자로 등록해 철저한 수술 전 관리에 나섰다.

단장증후군 환자는 소장 기능이 급격히 저하돼 음식을 먹는 것 자체가 어렵기 때문에 경정맥영양요법과 같은 특수 영양 공급이 필요하다. 하지만 특수한 영양 공급도 근본적인 치료법은 아니기 때문에 다시 입을 통해 음식을 섭취하려면 건강한 소장을 이식 받아야 한다.

소장이식은 장기이식 중에서도 초고난도 수술로 분류된다. 소장은 다른 장기에 비해 면역 거부 반응이 강해 이식 후 면역 거부 반응이 나타날 위험이 높아서다. 음식물과 직접적으로 접촉하는 소장은 우리 몸에서 가장 큰 면역기관의 역할을 하기 때문에 다른 장기보다 면역 거부 반응이 강하다. 또 이식된 소장은 대변에 감염될 위험성도 높다. 대변은 소장을 통해 배출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국내 소장이식은 26건에 불과하다. 이 중 19건은 가톨릭중앙의료원(CMC) 산하 병원에서 주도했다.

소장이식팀은 이식수술 직후부터 면역반응이 나타나지 않도록 여러 과 간 협진을 통해 수술 후 합병증 관리에 나섰다. 또 환자가 정상적으로 영양분을 섭취할 수 있도록 진료를 지속적으로 시행했다. 그 결과 환자는 입원 후 194일, 수술 후 73일 만인 지난 3일 건강한 모습으로 퇴원했다.

지난 3월 은평성모병원은 각막을 기증하고 선종한 故김수환 추기경의 뜻을 잇는 ‘김수환 추기경 기념’ 장기이식병원을 열어 장기이식 역량을 강화했다. 현재까지 신장 51건, 간 33건, 심장 5건, 소장 2건, 췌장 1건, 각막 63건 등 총 155건의 장기이식 성과를 올렸다.

소장이식수술을 집도한 황정기 ‘김수환 추기경 기념’ 장기이식병원장(혈관이식외과 교수)은 “이번 이식 성공은 오랜 시간 소장이식 경험을 축적한 가톨릭중앙의료원과 은평성모병원 소장·다장기이식팀이 협력한 결과”라고 말했다.

이어 “장기기증과 이식을 통해 생명나눔의 가치를 알리기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해 은평성모병원이 환자들에게 삶의 희망이 되는 세계적인 장기이식병원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positive100@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