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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장 이식으로 사랑 실천한 최경미씨

작성일 2021.09.17

 

“누군가를 살릴 수 있단 말에 두려움 없이 결심”

가족·친척 관계 없는 타인에게 신장 기증해 수혜자 생명 구해
평소 교회 안팎에서 봉사 이어와

 

 

“제 장기를 이식해 다른 사람의 생명을 살릴 수 있다면 가톨릭 신앙인으로서 사랑을 실천하는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최경미(헬레나·59·인천교구 부천 중2동본당)씨는 가족이나 친척관계가 전혀 없는 타인에게 지난 8월 26일 신장을 기증해 한 생명을 구했다.

가톨릭대학교 부천성모병원(병원장 김희열)은 이번 최경미씨 신장 이식이 병원 내 50번째 사례이면서 ‘타인 지정 순수이식’으로는 첫 번째 사례라고 밝혔다. 신장뿐만 아니라 다른 장기이식을 포함해도 가족이나 친척 관계가 없는 타인에게 어떠한 유무형 조건이나 대가도 없이 장기를 이식하는 사례는 찾기 힘들다. 최씨의 신장을 이식받은 수혜자는 가족으로부터는 장기이식을 받을 수 없는 처지였다.

최씨는 “신장을 이식받아야 건강을 회복할 수 있는 환자가 있다는 말을 주변 지인에게 전해 듣고 두려움 없이 기증을 결심했다”며 “부천성모병원 의료진이 최선을 다해 주셔서 그런지 수혜자와 저 모두 회복 속도가 빨라 감사하다”고 말했다.

최씨의 장기기증은 대한적십자사봉사회 부천지구협의회 회장과 평의원 등으로 봉사하면서 교회 안팎에서 발 벗고 이웃사랑을 실천해 온 연장선에서 이뤄진 일이다. 최씨는 “지역 내 저소득층 청소년 환자와 노인들을 돕거나 다문화가정 무료 합동결혼식을 마련해 줬고, 자연재해 발생 시에도 재난 복구에 동참해 왔다”며 “봉사활동을 하면서 알게 된 여러 신부님들이 장기기증을 하는 데 공감하고 격려해 주셔서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타인 지정 순수이식’은 불법이나 금전거래를 철저히 막기 위해 엄격한 법적 요건이 증명된 경우에만 승인된다.

최씨는 “장기기증을 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지만 어려움을 겪는 이웃에게 작은 사랑이라도 실천하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박지순 기자 beatles@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