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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 심장이식 여성 국내 첫 출산 성공… 수술 5년 만에 득남

작성일 2021.02.09

 




“건강하게 태어나 준 아이에게 고마워요. 나 같은 심장이식 환자들이 엄마가 되는 기쁨을 더 많이 누릴 수 있으면 좋겠어요.”

5년 전 뇌사자의 심장을 이식받은 이은진(37·광주)씨는 지난 1월 9일 2.98㎏의 건강한 아들을 낳았다.

그간 국내에서 간이나 신장(콩팥)이식 환자의 출산은 있었지만 심장을 이식받은 여성이 임신하고 출산에 성공한 사례는 처음이다.

이씨는 3일 “세상에 나온 지 석 달 정도 됐는데 아이 몸무게가 5.8㎏으로 늘었고 잘 자라고 있다”고 했다. 이씨의 출산을 도운 원혜성 서울아산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저출산 시대에 장기이식 환자 등 중증 질환자들의 임신은 반가운 소식”이라며 기뻐했다.

심장 폐 등 흉곽 장기를 이식받은 경우 간이나 신장에 비해 산모와 태아에 위험이 더 많이 따른다. 심장이나 폐이식 후 임신하면 40% 정도에서 태아의 선천성 기형과 자연유산이 발생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 때문에 가임기 심장이식 여성들의 불안과 두려움이 컸다.

이씨의 사례는 임신 전 의료진과 충분히 상의하고 의학적 처치가 뒷받침되면 건강한 출산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엄마가 되고픈 이씨의 굳은 의지와 철저한 관리도 큰 힘이 됐다. 이씨는 심장이식 후 운동으로 꾸준히 건강관리를 해 왔고 2016년 결혼 후 임신을 계획했다. 남편과 시부모는 건강을 염려해 만류했지만 이씨의 뜻을 꺾지 못했다.

이씨는 지난해 3월 임신 후 병원을 자주 찾아 이식된 심장 기능과 면역거부 반응 유무, 고혈압과 당뇨병 등이 발생하는지를 살폈다. 다행히 임신 중 체중이나 약물 조절이 잘 됐고 건강에도 크게 문제가 나타나지 않아 첫 출산의 기쁨을 누렸다.

주치의인 심장내과 김재중 교수는 “심장이식 가임기 환자들도 건강한 아이를 낳을 수 있다는 희망을 주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이씨는 “의료진에 대한 굳은 믿음이 있어 두렵지 않았다”고 했다.

국립장기이식관리센터(KONOS)에 따르면 2000년부터 지난달 30일까지 뇌사자 심장이식은 1391건 이뤄졌으며 32%가 여성 수혜자였다. 이들 중 3분의 1이 가임기 여성이다.